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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

by jamix76 2025. 9. 20.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의 현재와 미래

기후 변화에 대한 경고음이 점차 커지고 있는 오늘날, 해운 산업에서도 지속 가능한 기술로의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선박은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약 3%를 차지하며, 이에 따라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이 국제 사회와 산업계의 핵심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현재 상용화되고 있는 다양한 친환경 선박 기술의 유형, 각 기술이 해결하고자 하는 환경적 문제, 기술 상의 장단점, 그리고 향후 기술 발전의 방향성과 전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해운 산업과 환경의 충돌: 변화의 요구

해운 산업은 전 세계 물류의 약 90%를 담당하고 있는 중추적인 산업이다. 그러나 그 규모와 효율성 이면에는 심각한 환경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선박은 주로 중유(Heavy Fuel Oil, HFO)라는 값싸고 점도가 높은 연료를 사용한다. 이는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이산화탄소(CO₂),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미세먼지(PM) 등 유해 물질의 배출량이 매우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배출 물질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동시에, 해양 및 대기 오염, 인간의 호흡기 건강 악화 등 다방면의 문제를 야기한다. 이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는 ‘IMO 2020’을 포함한 일련의 환경 규제를 도입했다. 특히 2020년부터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기준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되었으며, 향후 탄소중립을 위한 중장기 전략이 다수 발표되었다. 이러한 규제는 해운 업계 전반에 걸쳐 기술적·경제적 변화를 촉진시키고 있으며,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의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이란, 선박 운항 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완전히 제거할 수 있도록 고안된 기술들을 의미한다. 이에는 전기추진, 수소연료전지,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 연료, 풍력 보조 추진 등 다양한 형태가 포함된다. 이러한 기술들은 에너지 효율성과 환경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며, 이는 단순히 연료의 전환을 넘어 선박 설계, 엔진 구조, 운항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개발되었거나 실증 단계에 있는 친환경 추진 기술들은 어떤 것이 있으며, 실제로 상용화에 어느 정도 근접해 있는가? 또한 각 기술은 어떠한 이점과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향후 시장과 기술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인가? 본문에서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의 주요 유형과 현황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은 연료의 종류, 에너지 변환 방식, 추진 시스템에 따라 크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 실증되고 상용화에 가까운 기술로는 LNG(액화천연가스) 추진, 전기추진(배터리 기반), 수소연료전지, 암모니아 연료, 그리고 풍력 보조 추진 시스템이 있다. 각각의 기술은 특정 장점과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선박의 규모, 항해 거리, 운영 패턴 등에 따라 적합성이 달라진다. 먼저 **LNG 추진 기술**은 가장 널리 적용되고 있는 기술 중 하나다. 기존의 중유 대비 약 20~30%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가 있으며, NOx 및 SOx 배출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그러나 메탄 슬립(Methane Slip)이라는 문제—LNG 연소 과정에서 완전히 연소되지 않고 누출되는 메탄 가스의 환경 영향—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또한 LNG 공급 인프라의 제한도 해운업계의 보편적 채택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다음으로 **전기추진 기술**은 주로 단거리 연안 운항 선박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완전 배출 제로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전기추진 시스템은 초기 설치비용은 높은 편이지만, 유지보수 비용이 낮고, 진동 및 소음이 적다는 장점을 지닌다. 다만 현재의 배터리 에너지 밀도로는 대형 선박의 장거리 운항에는 한계가 있으며, 차세대 고밀도 배터리 개발이 병행되어야 한다.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은 장기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솔루션 중 하나로 꼽힌다. 수소는 연소 시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완벽한 무공해 연료로 간주된다. 연료전지를 통한 전기 생산 및 추진은 높은 에너지 효율성과 정숙성까지 제공하지만, 현재 수소의 저장 및 운송 기술, 생산 비용 문제, 연료전지의 내구성 등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특히 선박 내 고압 수소 저장 탱크의 안전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암모니아 추진 기술**도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으며, 액체 상태에서 저장과 운송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의 선박 엔진 구조를 일부 개조만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암모니아 자체의 독성, 연소 효율 저하, NOx 배출 등의 문제가 있어 실용화를 위해서는 다방면의 기술적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풍력 보조 추진 시스템**은 고전적인 기술을 현대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윙세일(Wing Sail), 카이트(Kite), Flettner 로터와 같은 시스템을 통해 바람 에너지를 일부 추진력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은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탄소 배출량을 낮출 수 있지만, 기후 조건에 의존한다는 한계로 인해 보조적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은 각기 다른 특성과 적용성을 갖고 있으며, 단일 솔루션보다는 다양한 기술의 조합을 통한 하이브리드 형태가 미래 해운 산업의 주요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지속 가능한 해운의 미래를 향한 항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친환경 선박 추진 기술은 단순한 기술 혁신의 영역을 넘어, 해운 산업 전체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는 핵심 동력이다. 국제 규제의 강화,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 증대, 그리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트렌드는 선박 설계에서 운항,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재정립하게 만들고 있다. 향후 친환경 선박 기술의 발전은 세 가지 방향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연료 다변화 및 하이브리드 기술의 정착이다. LNG, 전기, 수소, 암모니아 등 다양한 연료의 조합과 상황에 따른 유연한 적용이 중요해질 것이다. 둘째, 인프라와 정책의 병행 발전이다. 새로운 연료를 채택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항만의 공급 시스템, 안전 규정, 운영 매뉴얼이 함께 변화해야 하며, 정부의 보조금 및 탄소세 도입 등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셋째, 디지털 전환과의 융합이다. 스마트 선박, AI 기반 운항 최적화 시스템, 디지털 트윈 기술 등이 친환경 추진 시스템과 연계되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초기 비용이 다소 높더라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 확보와 환경 책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투자와 변화의 골든 타임이다. 향후 수십 년간 해운 산업의 패러다임을 결정지을 친환경 추진 기술, 이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다.